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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를 가든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은 매우 설레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이번 여행이 이렇게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대만에 와서 어디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은 생각일 뿐이지 직접 실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볼때 나는 타이베이의 단수이를 갔으면 좋겠어, 핑동현의 섬의 끝을 갔으면 좋겠어, 이란현의 원주민을 직접 만나봤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것은 힘든 것이다.

 이때 나에게 가자!라고 선뜻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교환학생으로 온 대륙 중국 교환학생들이었다. 나보다 무려 4살이나 어린 루샤오동은 충분히 리더기질을 가지고 있다. 많은 대륙 교환학생들이 그를 좋아했고 그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를 좋아했다. 지금도 몇몇 교환학생들과 함께 2.28연휴를 맞아서 타이베이에 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샤오동은 한국인 교환학생인 나와 수빈이에게 루깡(鹿港)에 등불 축제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고 우리는 좋다고 호응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2월 18일 ~ 19일로 제안되었지만 2월 18일에 국제교류처에서 가는 테마파크 관광이 자리잡고 있어서 2월 19일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로 하였는데, 정작 2월 18일, 테마파크에서 학교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학교에 돌아가는데로 출발하겠다. 이런 통보를 받았다. 사실 조금 기분은 살짝 나빴고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그런기분이 사라졌다. 도착 후 30분 만에 모든 짐을 싸고 7시 30분에 학교 교문에 모였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대만 타이베이가 고향이고 학교에서 대만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째즈(Jazz, 중국이름으로 말해도 째즈다. 남자다.), 이번 여행의 주관자인 상하이 출신의 루샤오동, 린션(영어이름은 스티븐이다. 앞으로 스티븐으로 표기), 나와 수빈이의 무한사랑을 받고 있는 하얼빈 출신의 바이전웨이(영어이름은 발레리아다. 앞으로 발레리아로 표기. 굉장히 귀여운 여자애다.) 등 총 12명의 인원들이 모여서 루깡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째즈를 제외하고는  전부 교환학생이었는데, 반수의 인원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서 당황하였다.


 학교 앞에서 다쟈(大甲)로 가는 버스 168번을 타고 샤루(沙鹿)역에 도착했다. 학교가 샤루에 위치를 하여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걸렸다. 2010년 12월 25일에 타이중시와 현이 합쳐져서 직할시가 되기 이전까지 샤루는 샤루진이었고 타이중현에 속해 있었다. 우리로 따지면 읍정도 되는 크기였는데 이게 직할시가 되면서 갑자기 광역시의 구가 되었다. 그래선지 샤루구의 중심가에 있는 샤루역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샤루역 내부의 요금표와 스케쥴을 알려주는 알림판)

 우리는 20시 17분에 도착하는 가오슝(高雄)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그 동안 사진도 찍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특히 특유의 친화력의 샤오동은 역장님과 빨리 친해져서 역장님께서 우리 단체사진을 찍어주실 정도였다. (이 사진을 샤오동이 올리지 않았다. 혼자 간직할 예정인가..)

(곧 우리가 갈 열차가 도착합니다.)

 

(우리를 태우고 떠날 갸오슝행 열차)

 우리가 가는 장소인 장화(彰化)역은 그다지 멀지 않아서 샤루에서 기차를 타면 약 20분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가는 동안 옆에 앉았던 쟈피로(중국어로는 파이멍리엔, 아주 얌전한 여자애다. 중국에서도 스페인어를 전공하여 이곳 대만에서도 스페인어를 전공한다고.. 저 이름도 스페인이름이란다.)와 친해질 수 있었다.

(또.. 기차에서 이렇게 셀카를 작렬하며 혼자 놀기도 하였다..)

(샤루역이 읍소재지의 역이었다면 장화역은 군소재지의 역이었다. 더사람이 많고 번화했다.)

 드디어 장화역에 도착하였다. 사람이 많아 조금은 적응이 안됐지만 이 곳이 현 소재지의 역이었고 그다음 대만 등불축제의 막날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사람이 많았다.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역에서 루깡으로 들어가는 무료셔틀버스가 운행시각이 끝나서 타지 못했고, 이 곳에서 택시를 타려고 했지만 이조차 조금은 버거웠다. 물론, 추진력 강한 샤오동과 대만사람 째즈의 역량으로 우리는 3대의 택시에 나눠타고 루깡으로 향할 수 있었다.

 택시에 오르기 직전 굉장히 신기한 것을 보았는데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다. 1월 14일에 대만에서는 대선과 총선이 함께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거날 모든 후보자들의 홍보물을 떼어버리는데, 대만은 선거가 끝난지 한달이 지났지만 저렇게 빌딩에 후보사진을 걸어놓았다. 첫번째는 민진당의 총통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이며, 두번째는 국민당의 총통후보이자 총통에 재선된 마잉주(馬英九) 총통이다.

 이러한 풍경을 하고 나는 택시에 올랐다. 나는 6인용 택시에 탔는데, 그것도 신기하더라. 째즈와 샤오동은 풍만한 기사아저씨에게 루깡에서 뭐가 볼만한가 맛있는가에 대해 계속 물어보았다. 약 20분 정도 가자 우리의 목적지인 루깡이 나왔다. 대만 등불축제가 국가적인 행사인데다가 루깡 자체가 대만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말 미어터지듯이 많았다. 

 잠시 맥도날드에서 화장실도 갈겸 쉬고 있었는데, 중국 애들이 자신의 이름이 한국어로 뭔지 계속 물어보더라. 그래서 수빈이와 나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중에 하나 재밌는 것이 있었는데, 스티븐의 이름이었다. 스티븐의 이름을 한국어로 그대로 풀면........ 임신......... 스티븐은 그 소리를 듣고 좌절하였다. 나와 수빈이 그리고 발레리아는 스티븐의 절망한 표정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ㅋㅋㅋ


맥도날드를 벗어나 본격적인 루깡의 거리에 들어서니.. 이렇게 휘향찬란한 등불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각종 주제에 따라서 진열된 각종 등불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 등불들을 전문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각 학교, 회사, 동호회에서 만들어서 전시한것이 신기했다.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잘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특징이 그대로 보여져 재미 있었다.

 더 들어가니 등불 축제의 메인 행사장이 있었다. 행사장 중앙에는 시간이 되면 등불로 장식된 용이 360도로 돌면서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가 메인 행사장으로 들어가니 바로 불이 켜지며 그 장관을 맛볼 수 있었다.

(우와아아앙!!! 나는 용이당!!!!)

 사진으로 보니 별 감흥이 없는 것 같지만, 굉장히 웅장한 음악과 주변의 조명효과 이렇게 다양한 색의 등불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었다. 우리들은 때로는 환호하면서 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영상을 찍었어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사진만 찍은 것이 아쉽다.

(수많은 인파들과 대만등회라고 쓰여진 네온사인.. 그 규모만 봐도 대충 축제가 어땠는지 알만하다.)

 

이것까지 봤을 때, 나는 사실 별 감흥은 없었다. 걍 등불 축제인갑네.. 이정도.. 움직이는 용에서 다른 곳을 가기 위해 뒤돌아서니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나의 시선을 끌게 했다.


 조롱박 모양의 등불이 보다시피 수천개가 거리에 달려있었다. 중국에서는 조롱박이 복을 불러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새해에 열리는 대만등회에서 많은 복을 담아가라는 의미인듯 하다. 그래서 마지막 사진의 조롱박 모양의 문 이름 또한 복임문(福臨門, 복이 임하는 문)이다. 이곳에 온 많은 관광객들은 이 조롱박 모양의 등불에 매료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발레리아와 함께... 어우.. 머리와 주먹 크기차이가....)


 복임문 밖을 나와 보니 중국의 전통거리를 묘사한 등불이 우리 앞을 막았다. 참 아름답게 만들어 놨더라. 봤더니 중국 남경시에서 친교의 목적으로 설치해 줬던 것이었다. 남경의 부자묘거리를 묘사해 놨다. 사실 나 고2 말엽에 장학퀴즈 4승선물로 한-중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갔던 곳 중 한 곳이 남경의 부자묘 거리였다. 그 곳에서의 추억 그리고 당시 캠프의 추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오묘했다.

(오오.. 아름답다.. 오오..)

이 외에도 흩어져서 우리는 더 많은 등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등불들..)

앵그리버드와 같은 게임 캐릭터 주제의 등불도 있었고 원피스, 스펀지밥등의 만화캐릭터 그 외에도 많은 주제를 담은 등불들이 휘향찬란하게 켜져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개념없이 사진도 막 찍었다.. ㄷㄷ)

 구경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11시였다. 하지만 등불과 야시장 때문인지 거리는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한국의 유흥가도 이 시간에는 불야성이지만 진짜 이렇게 온 가족들이 연인들이 부부가 아이들이 친구들이 이렇게 모두 어우러져서 이 시간까지 있는 경우는 한국에서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 배도 고프고 하여 일행들은 야시장에 가서 구경을 하며 끼니를 때우기로 하였다.

(불야성인 야시장의 풍경)

 우리는 중국인들이 '아침'에 많이 먹는 여우자오를 먹기로 했다. 이건 원래 밀가루를 길게 만들어 기름에 튀겨서 두장국에 찍어먹는 것으로 이것을 먹으면 배가 든든하더라. 여기는 두장국이 아니라 행인차라고 하는 것을 먹는데 맛이 참 오묘했다. 맛은 있는것은 같은데 음..... 뭔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맛이.......-_-.. 수빈이는 맛이 이상하다고 전부 나한테 넘겨버려 결국 내가 다 먹어버리고야 말았다. 배 엄청 부르더라.

 식사를 대강 마치고 우리는 루깡 거리로 들어섰다. 시간은 12시로 향해 가는데.. 거리는 여전히 불야성이었다. 조금 피곤하여 아 자러가는구나.. 라는 희망을 걸었다. 그래서 기분이 순간 좋아지길래.. 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바로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갑자기 그 노래가 흥얼 거리면서 나오더라.. 내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한국인 수빈이는 갑자기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하면서 한국인의 고성방가를 시전하였다..-_- 그런데 샤오동은 우리를 데리고 다시 식당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 식당에는 사람이 여전히 많더라 ㄷㄷ.. 이 시각이면 우리는 먹는 시간이 아니라 자는 시간인데.. 아이들까지 이 늦은 시각까지 무언가를 먹는 것을 보고서 컬쳐쇼크를 받은 듯 하였다. 

 

(사람 가득한 식당과 주문을 기다리는 우리들)

샤오동과 째즈가 왔다갔다 거리면서 무언가를 막 시키길래 대체 무언가... 했더니.. 메뉴는 이러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골똘히 생각했다.. 이건 뭐 케이크도 아니고.. 이게 대체 뭐지.. 이런 생각을 하였는데 먹어보니 굴전과 굴탕이었다. 예로부터 이 루깡지역은 굴이 특산물이었다고 한다. 중국식 굴전과 굴탕은 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맛있었다. 즉석으로 만들어진 굴전은 입에 닿는 순간 향과 함께 사르르 녹았고 굴탕도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더해져 맛있었다.. 다만 아까 먹은 행인차와 그 여우자오때문에 배가 많이 부르더라 ㅠㅠ

 모든 일정이 끝나고 천후궁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묵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고급적인 호텔방에서 묵을 수는 없었다. 군대식으로 정렬된 18인실에서 묵었다. 편의상 왼쪽은 여자들이 오른쪽은 남자들이 썼는데.. 남자는 나, 스티븐, 샤오동, 째즈 4명이었기 때문에 두명은 2층에서 두명은 아래에서 매우 넓게 쓸 수 있었다.

 

(호텔 창밖으로 본 루깡의 모습)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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