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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 숙소 - 지우펀(九份) - 진과스(金瓜石) - 지룽항(基隆港) - 먀오커우야시(廟口夜市) - 숙소

 

 3주전에 타이베이에 다녀왔지만 또 올 수 밖에 없었다. 이유는 먼저 이곳에서 인턴을 했던 영주가 7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또한 방학 중간에 나로써는 정말 할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디라도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타이베이 근교에 대해 잘 보지 못한 곳도 많았기 때문에 다시 타이베이에 가게 된 것이었다. 화어중심 선생님께서는 다시 타이베이를 가냐며, 타이베이를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냐며 농담섞인 한마디를 하셨다.


 전에는 타이중(臺中)에서 타이베이까지 고속철도인 까오티에(高鐵)를 이용했었지만 이번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샤루(沙鹿)역에서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무궁화호와 같은 등급인 뤼광호에 오른 나는 천천히 구불구불 간이역도 종종 지나쳐 가는 열차에 몸을 맡기고 타이베이로 향했다. 까오티에를 타면 1시간 남짓 걸리지만 이 열차를 타고 가면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여정이다. 어느덧 높은 건물이 하나 두개씩 보이고 있었는데, 바로 타이베이 근교에 다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반차오에서 난깡까지는 이 열차도 지하화가 되어있어, 타이베이의 모습을 열차로 느낄 수는 없었다.



(타이베이 기차역에 도착하고..)


 저번에 묵었던 숙소가 괜찮았고, 전에 주인 아주머니께서도 어느때나 와도 방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전에 묵었던 숙소로 향했다. 도착해서 알아보니 이미 방이 다 찼다고 아주머니께서 말씀을 하시더라..그 이야기를 철썩같이 믿고 왔던 내가 좀 모자라보였다.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나에게 주인 아저씨께서 쏭산기차역(松山火車站) 주변으로 가면 싼 호텔이 많다고 귀띔을 해주셔서 쏭산기차역으로 갔다. 그곳에는 아저씨가 말씀해주셨다 시피 싼 호텔이 많았지만 자리는 없었다.. 아마도 타이베이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쏭산기차역 근방에서 가장 비싼(;;;;) 호텔에 묵게 되었다. 1박에 NT$1,800 우리돈으로 룻밤에 약 6만원 하는 호텔에서 묵었던 것이다!!!! 아침밥도 주고 지금까지 묵어온 가장 좋은 호텔에서 묵으면서 나는 앞으로 숙소 예약을 반드시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참고로 쏭산기차역과 쏭산공항은 꽤 떨어져 있음을 유의해야한다.


 지우펀(九份)을 가기 위해 쏭산기차역으로 향했다. 1945년 이후 4형제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인 허우샤오시엔(候孝賢)감독의 1989년 작품인 비정성시(非情城市)라는 영화의 주 무대로 일약 유명해진 이곳은 원래 금을 캐는 광산촌이었다고 한다. 이곳의 이름인 지우펀 자체가 한글로 번역하면 9인분이라는 말인데, 바로 식재료가 9인분밖에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영화로 인해 유명해졌고 아주 뛰어난 비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찾아온다. 이곳에는 지하철이나 전철이 개통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타이베이기차역이나 송산기차역에서 루이팡역(瑞芳火車站)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야한다 가는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루이팡역과 주변 모습)


 루이팡역에서 내려서 진과스(金瓜石)로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처음에 헷갈려서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으나.. 그곳은 타이베이나 지룽으로 가는 버스가 서는 곳이었다. 지우펀과 진과스로 가기 위해서는 건너편 정류장을 이용하자..


 버스는 마치 강원도 산길과 같은 길을 굽이굽이 지나갔다. 옛날 금을 캐던 광산이 많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 명성이 아직도 계속 되는 것 같았다. 결국 가득한 사람들과 계속 굽이굽이가는 버스때문에 좀 힘들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우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우펀의 모습)


 나를 맞이한 지우펀은 매우 아름다웠다. 날씨와 잘 맞아떨어져서인지 구름과 하늘은 적절한 비율로 데코를 이루고 있었고, 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듯한 집들과 바로 앞에 있는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게 절묘하게 아름다운 곳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에 전에 있었던 호텔에서 묵게된 일과 타이중에서 넘어올때 있었던 피곤함이 싹 사라지는 듯 싶었다. 단 길이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에, 나와 같이 길을 잘 찾는 사람도 길을 못찾을 때가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이다.







(지우펀 야시장의 모습과 도중에 만난 동물들)


 영화 비정성시를 보면 비탈진 계단으로 많은 객잔들이 있었고, 저녁이 되자 빨간 등불이 아름답게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지우펀은 그야말로 야시장으로써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생각한것과는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으나, 그래도 복잡하게 만들어진 계단들과 등불들은 계속 내 머리 언저리 속에 남아 있었다. 비록 낮에 와서 그 풍경을 잘 볼수는 없지만 다음에 오게 된다면 저녁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가는 와중에 이미 많은 사람에 적응한듯한 개와 사람이 오든 말든 잠이나 자야겠다는 포즈로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가 매우 귀여웠다.








(밤에 보면 그렇게 멋있다는 해안가의 까페와 지우펀에 옛날부터 있었다는 승평극장)


 길을 걸으며 지우펀의 명소라고 불리는 까페를 볼 수 있었다. 해안 절벽에 위치한 카페는 그곳에서 경치를 다 볼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정말 훌륭하다고 했다. 들어가려고 했지만 아직 가게가 오픈하지 않아서 아쉬운 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앞에는 승평극장이라는 오래된 극장이 있었다. 1927년에 이곳에 문을 연 극장은 계속 많은 영화를 보여주다가 이제는 관광지로써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무료로 들어가서 이곳에서 악극을 보거나 영화 비정성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타이베이 근처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라고 하니 그 역사를 가히 알만했다.


 지우펀을 구경을 하고 나와서 진과스로 향했다. 지우펀 버스정류장에서 진과스행 버스를 타면 바로 진과스 입구에서 내려준다. 하지만 이때 시간 3시 30분..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진과스는 4시 30분에 문을 닫기 때문이었다. 지우펀에서 다시 산길을 타고 15분 정도 가면 도착 한다.


 진과스 역시 금광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일제에 의해 개발이 되었던 이 금광은 지금은 전체가 황금박물관으로 바뀌었고, 금을 캐던 갱도와 당시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도착했을때 3시 45분이었는데, 진과스 전체가 매우 넓어 다 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진과스 황금박물관의 모습, 여러 주제로 되어있었다.)


 진과스의 모습은 폐광을 이렇게 복원 시켜놓았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신기했다.어떤 곳은 황금을 캐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하였고, 어떤 곳은 황금 공예품을 전시하기도 하더라.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보지 못했으며, 갱도나 이런 모습은 아예 볼 수가 없었다. 4시 20분 정도 되니 안내원들이 전부 나가라고 하더라..


 지우펀과 진과스를 보며 느낀 점은 구경은 진과스부터 해야한다는 점이다. 지우펀은 그야말로 시장이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일몰 이후 저녁이기 때문에 늦게가도 상관이 없지만, 진과스는 4시 30분만 되면 문을 닫아버린다. 두 장소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면서 진과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루이팡역으로 나왔다.


 루이팡역에 내려서 가기로 한 곳은 바로 지룽(基隆)시였다.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지룽으로 가는 버스도 있었지만 기차를 타보고 싶어 기차역에 내린 것이었다. 전에 왔던 지룽은 숙소때문에 온 곳이었다. 대만 3대 야시장으로 불리는 먀오커우야시장을 가기는 했지만 그 이외의 다른 곳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룽에 가기로 결정했다.


 

(루이팡역 선로)


 지룽으로 가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지룽으로 가는 표를 산 다음에 루이팡역에서 타이베이나 빠두역(八堵站)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한다. 그 이후 빠두역에서 지룽행 열차를 타고 약 20분정도만 가면 지룽에 도착한다. 


 지룽은 인구 30만의 시로써 한국으로 따지면 인천 정도의 포지션을 맡고 있다.(부산은 가오슝) 원래는 딴수이가 개항장이었지만 그곳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큰 배가 정박하지 못하자 새로 만든 항구 도시이다. 이곳을 통해서 1895년 일본 군대가 들어왔고, 1945년 국민당군대가 들어오고 일본 군대가 쫓겨났다. 지금도 제 2의 항구도시로써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이다.


 열차의 종점이 지룽역에서 내리니, 바로 지룽항이 펼쳐져 있었다.









(지룽항의 모습)


 지룽항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조금은 혼란스러웠고 외로웠던 내 마음도 지룽항의 풍경 때문에 싹 사라졌다. 하늘과 조화를 이룬 물빛과 큰배를 포함한 항구의 모습은 의외로 잘 어울렸으며, 이곳에 앉아서 지룽항구의 모습을 넋놓고 보기도 하였다.



(지룽항의 명소 중 하나인 KEELUNG 간판)


 지룽항에서 서쪽으로 바라보면 KEELUNG이라는 할리우드 풍의 간판을 볼 수 있는데 KEELUNG은 지룽의 영문명이다. 19c 말부터 이곳으로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基隆의 대만어 버전인 '키롱'을 저렇게 표기한 것이다. 지금도 지룽의 영문명은 Keelung이다.


 지룽항의 야경도 보고 배도 채울겸 저번에 갔었던 먀오커우야시장에 가기로 하였다.






(먀오커우 야시장으로 가면서 본 지룽시청, 지룽헌병대(;;;;;;;), 중정공원 정문, 고풍스러운 다리)


 먀오커우 야시장은 꽤 가까웠는데, 다리 하나를 건너서 쭉 시내쪽으로 향하다 보면 바로 먀오커우 야시장이다. 이전에 갔었을때와 같이 야시장은 대만 3대 야시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넘실 거렸다. 나는 이곳에서 전에 먹었던 삼겹살 구이와 국수 하나를 먹었다. 원래 여행을 다니면서 식도락을 잘 즐기지는 않는데, 이곳의 음식은 참 맛있었다.











(먀오커우 야시장의 풍경)


 먀오커우 야시장 구경이 끝나고 다시 지룽항으로 돌아왔다. 해가 거의 다 졌기 때문에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나를 맞이 하고 있었다.







  (지룽항 야경)


 지룽항의 주변의 모든 건물들과 배에는 모두 불이 환히 켜져 있었고, 둔치에는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나와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아까도 아름다웠지만 이렇게 지룽항구의 야경은 더욱 더 운치가 있었다. 비록 자연적인 경치는 아니지만, 자연과 어울려진 항구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모임도 열리고 길거리 콘서트도 열렸다)


지룽항을 배경으로 해서 어느 노래 동호회의 길거리 콘서트가 열렸다. 물론, 내가 알 수 없는 음악이었지만 웬지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연안부두'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ㅋㅋ



(한번 들어봅시다.)


 길거리 콘서트를 감상하고 집에 가기 위해 지룽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룽역과 지룽역의 두단식 승강장, 그리고 나를 쏭산역까지 실어나를 구간차)


비록 많은 곳을 가지 않았고 또한 오류도 많았지만 그래도 많이 추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특히 지우펀의 뛰어난 풍광과 지룽항구의 경치는 아마도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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